

47세
172cm
여성
66kg



중류 계급
펜잔스 백작영애의 주치의

거트루드 밀 Gertrude Mill

“ 예의는 지능 의 문제라네. ”


독설가, 탐구적 지식인, 괴짜, 강강약약
그녀는 다소 거칠고, 이른바 '숙녀다운' 품행을 미덕으로 삼지 않는다. 혼인하지도 않고 사내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 이시대의 불건전여성. 드세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상대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독설을 뱉으며, 말할때는 고압적으로 상대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귀족과는 다른느낌으로 오만해 보인다.
타인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이다. 격동의 시대를 앞서가는
진보주의자면서 불합리한 믿음이나 미신 등은 터부시하는 이성의 극단. 지식인으로서의 자부심은 그의 이성과 탐구심으로부터 나온다. 그렇다보니 여러가지 면에서 '일반적'이거나 '상식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데,
주변에서 주의를 줘도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다. 그녀는 여성으로서 자기 위치를 고려하지 않으며, 주위 여성들에게도 일종의 '불온한 사상'을 전파하는 듯 하다. 분명 정숙한 숙녀들이라면 존경할 만한 모습은 아니다.
말투는 퍽 살갑지 않으나 힘있는 목소리에 사투리없이 깔끔한 발음이라 어딘가 고상한 듯도 하다. 평소
괴팍하고 날카로운 사람이긴 해도 본디 성품이 냉정한 것은 아니며 때로 유쾌하고 다정스러운 순간들이 있다. 더욱이 여인이나 어린아이앞에선 좀 더 상냥하게 굴기 위해 노력한다. 모성본능 같은 것 보다는 되려 어떤
마초적 감성에 가까운 듯 하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사람.
의사로서의 의무감이 투철한 것은 아니지만, 히포크라테스의 이름 앞에 선서한 사람으로서 요구되는
책임감과 양심을 상기하고 있다.

백작가의 숙녀들을 위해 일했던 주치의. 외과의였지만 산부인과 노릇을 병행했다. 장녀가 태어날 때부터
아이를 받으며 부인과 그 딸들을 돌보았다. 5년 전 '사고'가 났을 때에는 가족과 만나기 위해 잠시 휴가를 받아 저택을 비웠던 시기. 이후 사고 소식에 빠르게 돌아왔다. 당시 자리에 없던 것에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으며, 대신 홀로남은 윈드미어 아가씨를 살뜰하게 모시고있다. 겉보기에 서로가 그렇게 다정스러워 보이진 않을지라도.
가족은 아버지와 오빠. 어머니는 일찍 여의었다. 아버지는 밀리언 (The Million) 출판사의 사장으로 쏟아지는 종이와 활자의 시대에 사업에 성공해 자본을 크게 모았다. 그는 자식에게 경제나 법을 공부시켜 사업에 도움이 되길 원했으나 하나뿐인 아들은 몸이 약했다. 그 대신 건강하고 똑똑했던 거트루드가 남장을 하고 오빠 행새를 하며 기숙학교를 다녔다. 오빠의 이름은 가웨인(Gawain) 학교를 다닐때엔 그의 이름을 썼다. 그러나 사춘기가 지나고 성장하며 변하는 신체를 오래도록 감출 수는 없었고, 결국 발각되는 바람에 퇴학당했다. 이후 아버지와 번목하다가 여학교로 진학. 그 곳에서 운좋게 은사님을 만나 진로를 변경하고 의대에 들어갔다. 면허를 따고도 개업을 하긴 어려웠던 탓에 추천을 받아 백작가로 오게 되었다. 가족과의 사이는 나쁘지 않지만, 특별히 가족 이야기를 많이 하지도 않는다.
비혼주의자로 남편도 아이도 없다. 젊은 시절에는 그에 관해 안좋은 소문이 돌았으나, 지금에 와선
주변인들도 포기한 듯 추궁하지 않는 모양이다.
해부학과 약리학을 비롯해 당시 터부시되던 소독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수술과정을 묘사하여 기록하거나
동물실험을 하는 등 일반인이 보기엔 무척이나 꺼림칙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는 프로 의사. 다만 순박한 시골
사람들 중에선 잔인하기 그지없고, 정숙하지 못한 차림에 큰 목소리를 내는 그녀를 마녀라고 부르며 꺼리는
사람도 있다. 가끔 밤늦은 시간에 혼자 배회한다거나, 무덤을 파헤친다거나, 피묻은 옷의 세탁을 맡긴다는 등의 안좋은 소문이 부풀려 더해진 탓 도 있다.
아가씨를 위한 다양한 의족과 휠체어 등을 모아두고 있다. 신발을 맞추듯 여러개의 의족을 구비해두며 무척 화려한 장식이 들어간 것들도 많다. 다음날 사용할 것을 곱게 손질해두는 것이 잠들기 전의 습관. 그뿐
아니라 그녀의 방에는 현미경을 비롯한 실험도구와 다양한 의료도구가 즐비하며, 해골모형과 장기모형 역시
전시되어 있어 처음 보는 이라면 섬뜩할 법도 하다.

애쉬브라운 컬러의 긴 생머리를 적당히 뒤로 묶었다. 묶은 머리는 날개뼈 아래까지 내려온다. 이른 나이부터 새치가 나는 편으로, 유독 하얀 몇가닥 머리카락이 쉽게 눈에 띈다. 곧게 올라간 눈썹과 날카로운 눈매, 굳게
다문 얇은 입술은 고압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선명한 푸른색의 삼백안. 눈밑과 입가의 주름이 나이를 대강
짐작케 한다. 꽤나 큰 키에 좋은 체격. 키가 커서 호리호리해 보이지만 마르진 않았다.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까지 보기좋은 몸매를 가지고있으나 그 차림새가 무척이나 정숙하지 못하다. 펑퍼짐한 바지에 긴 부츠.
군청색의 남성용 케이프코트를 걸쳤다. 이 시대의 바람직하고 존경할만한 중년여성의 모습이라고 보긴 어렵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특이한 차림의 그녀를 보고 자리를 피하거나 따가운 눈총을 줄 만 하다. 평소엔 의료용
갈색 가죽가방을 들고 다닌다.
